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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만 갈 곳 잃은 노인 7만3000명 받아주는 데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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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2004-10-06
서울에만 갈 곳 잃은 노인 7만3000명 받아주는 데가 없다
2004년 현재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전체인구의 8.7%에 이른다. 2019년에는 ‘고령사회(14% 이상)’, 2026년에는 ‘초고령사회(20% 이상)’가 예상된다. 노인의 날(2일)을 맞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노인복지 문제를 3회에 걸쳐 시리즈로 짚어본다.
치매환자 박모(90·여)씨가 서울시내 노인복지시설을 전전하기 시작한 것은 2001년부터다. 20여년간 치매를 앓아오던 박씨가 급기야 대소변까지 받아내야 할 상황에 이르자 아들(65) 내외는 부양을 포기했다.
아들이 있어 기초생활보호법에 의한 수급권자로도 지정되지 못한 박씨는 경제적 부담 탓에 요양병원이나 장기요양시설을 이용할 수도 없었다.
박씨는 결국 1년에 3개월 이내로만 이용할 수 있는 단기보호시설에 보내졌고, 3개월마다 이곳저곳으로 옮겨다닌 게 벌써 10여차례다. 하루종일 누워 지내며 뜻을 알 수 없는 옹알이만 반복하는 박씨의 말년은 이렇듯 가혹하리만큼 쓸쓸하다.
1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 마포재가노인복지센터. 여기엔 박씨와 비슷한 처지의 할머니 30명이 생활하고 있었다. 절반은 ‘단기보호대상’이고 나머지는 낮에만 이용하는 ‘주간보호대상’이다. 이중 기초생활 수급권자 4명을 제외하면 모두 가족들이 부양을 포기한 경우다.
김모(67·여)씨는 장기요양시설 입소가 결정될 때까지 이곳에 머무르고 있다. 아들이 둘이나 있지만 연락이 끊겼고, 여동생(60)이 집을 오가며 치매를 앓고 있던 언니를 돌봐왔다. ‘기초생활 수급권자는 무료로 장기요양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동생이 지난 8월 말 언니를 이곳에 맡겼고 김씨는 문이 잠긴 단칸방에서 홀로 지낸 15년의 악몽에서 겨우 벗어날 수 있었다.
사회복지사 이미연(25·여)씨는 “이 할머니처럼 노인이 노인을 부양하다 포기한 경우가 무척 많다”며 “그나마 어떤 식으로든 시설에서 보호받고 있는 분들은 운이 아주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9월 말 현재 서울시의 재가노인복지시설은 주간보호시설 47개와 단기보호시설 21개로 모두 1100여명을 수용하고 있다. 이 외에 12개 가정봉사원 파견시설에서 1000여명의 노인을 찾아다니며 돌보고 있다. 이는 서울의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67만명에 이르고, 독거노인이나 가족 부양이 어려운 상태에 놓여진 노인이 7만3000여명이라는 사실에 비춰보면 턱없이 모자란 수치다. 〈표참조〉
서울의 9개 무료장기요양시설은 수급권자들을 수용하기에도 벅차기 때문에 차상위 계층에 속한 노인들은 갈 곳이 없다. 요양병원이나 유료장기요양시설 이용은 ‘한달에 150만원 이상’이란 경제적 부담 탓에 꿈도 꿀 수 없고, 국고보조금을 받지 않는 민간 재가복지시설 또한 자가부담이 커 저소득층 노인들은 문턱조차 밟기가 버겁다.
서울시 재가노인복지협회 조남범(41) 회장은 “노인문제는 가족에게만 책임을 전가해서는 안 된다”며 “현재 그나마 낫다는 서울마저도 노인복지시설에 관련된 인력과 공간은 너무도 초라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 세계일보 기사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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