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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가족, 반려 동물과 정신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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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19-02-15

 

 또 하나의 가족, 반려 동물과 정신건강

 

[오윤혜 국립정신건강센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반려 동물이 우리에게 주는 영향

반려 동물은 비언어적인 방식으로 우리와 교감하고 소통한다. 나의 기분을 살피고, 옆에 있어주며, 사랑해준다. 나에게 ‘왜 오늘 그렇게 바보 같이 행동했는지’ 따져 묻지 않고, 우리가 원하는 만큼, 그들이 허락 하는 한 곁에 머물러 준다. 이러한 안전하고 따뜻한 교감의 과정은 치유로 이어질 수 있다. 반려 동물과 함께 하는 것은 불안 하고 우울한 감정을 해소하는데 도움을 주며, 신체 활동량을 늘리고,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반려 동물과 함께하는 것의 건강에 대한 이점은 여러 논문에서 보고된 바 있다. 반려 동물은 노인이나 심혈관 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의 삶의 질을 개선시킨다. 한 연구에서는 심장 질환이 있는 환자 중에서 반려 동물과 함께한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1년 생존율이 5배 높았다. 또 치매 노인이 고립되어 식사하는 것 보다 휴대 용 수족관 앞에서 식사하는 경우에 몸무 게가 더 증가한다고 한다. 또한 동물과 교감하고 돌보는 과정은 몸에도 변화를 일으켜 옥시토신, 세로토닌, 도파민 등을 증가 시킨다.

 

-동물과의 교감을 이용한 ‘동물 매개 치료’

반려동물과의 교감이 주는 치유적 효과를 이용한 ‘동물 매개 치료’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다. 알츠하이머 치매, 자폐증, ADHD, 우울증, 심장질환, 뇌성마비 등에서 동물 매개 치료가 폭넓게 시도되고 있으며 효용성도 입증되고 있다.
동물이 심리치료에 활용된 예는 9세기 벨기에에서 지역 장애인에게 제공한 재활 복지서비스에서 자연치료 프로그램의 일 부로 동물을 활용한 것이 시작이다. 그 후 1960년대부터 반려 동물을 활용한 장애인 프로그램이 본격화되고, 미국 소아정신과 전문의였던 레빈슨(Levinson)이 동물 매개 치료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레 빈슨은 진료 대기실에서 기다리던 아동이 개와 놀면서 의학적 치료 없이 저절로 회복 되는 것을 목격한 후 정식훈련을 받은 자신의 애견을 치료의 매개체로 활용했고, 이 것이 체계적 훈련을 받은 동물이 임상에서 직접 적용된 최초의 사례가 되었다.

오늘날 세계 각국에서는 동물과 사람과의 관련성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동물이 사람에게 미치는 여러 효과 가 연구결과로 발표 및 입증되고 있다. 특히 동물이 아동에게 미치는 사회적·심리적 효과, 동물을 매개로 한 가족 상호작용의 증대 등과 관련된 과학적 연구의 발표도 계속해서 발표되고 있다.
동물 매개 치료에서는 환자와 동물과의 관계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치료사는 치료 목표와 환자의 특성에 따른 치료 동물 선정에 유의해야 한다. 특히 동물의 특성상 돌발사고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동물의 사전훈련, 사육 유의사항 등을 철저하게 교육해야 한다. 살아 있는 생명체와 직접 상호작용하면서 여러 가지 효과를 볼 수 있는 동물 매개 치료지만, 동물에 대한 거부감이나 공포심을 가진 사람, 동물 관련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에게는 적용할 수 없 다는 단점이 있기도 하다.

 

-반려 동물과의 이별

반려 동물과의 이별은 가까운 가족과의 이 별과 마찬가지로 큰 심리적인 고통을 수반 한다. 반려 동물과의 이별 후 겪는 상실 감 정이 1년을 넘어가면 ‘펫로스 증후군’으로 불리기도 한다. 반려동물과의 ‘친밀감’이 높을수록 반려 동물과의 이별은 심리적, 정서적 고통을 불러일으킨다. 2005년 8월의 허리케인 카트리나 생존자들 중 반려 동물 과의 이별을 경험한 65명이 우울증, 급성 스트레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증상을 경험한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반려 동물 과의 이별은 자녀와의 이별과 동일하게 느껴질 수 있고, 반려 동물의 죽음을 자신의 탓으로 돌릴 수도 있다. 즉, 반려인에게 반 려 동물의 죽음은 관계의 상실을 의미한다. 반려 동물을 잃은 슬픔에서 3~6개월이 지 나도 벗어나지 못하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라면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펫로스 증후군 극복을 위해서는 먼저 반려 동물을 입양할 때 나보다 먼저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개와 고양이 의 기대 수명이 평균 15~17년이지만 불의 의 사고나 질병으로 더 빨리 곁을 떠날 수 도 있으므로 미리 이별을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두 번째는 자신의 슬픔을 솔직하게 표현하 기 위해서 반려 동물의 죽음을 경험했거나 공감할 수 있는 사람들과 슬픔을 공유하는 것이 좋다. 충분히 애도의 시간을 가지면서 반려 동물이 사용하던 물건을 천천히 정리 해야 한다. 반려 동물 앨범을 만들어 즐거운 기억 간직하거나, 반려 동물의 묘지나 기념비를 만드는 것도 도움이 된다.
세 번째는 키우던 반려 동물이 죽은 뒤 성급하게 새 반려 동물을 입양하는 일은 지양해야 한다. 특히, 집안에 어린 자녀가 있 을 때 금방 새 반려 동물을 들이면 자칫 아이가 죽음이나 생명을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에 길렀던 반려 동 물과 동일한 종, 같은 성별을 기르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이 글은 건강소식 2019년 1월호에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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