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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찾아오는 명절, 그리고 스트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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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19-02-15

 

 매년 찾아오는 명절, 그리고 스트레스

 

[이정현 국립정신건강센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명절, 일상과 다른 패턴의 생활로 안정감을 깨뜨릴 수 있어

옛 농경사회에서는 계절의 변화를 함께 확인하고 즐기는 절기와 명절의 의미가 매우 중요했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는 명절을 보내는 것이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닌 것 같다. 즐겁기는커녕, 명절이 시작되기 전부터 ‘명절 스트레스’에 시달린다고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스트레스’는 신체적, 정신적 안정을 방해하는 외부자극으로부터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저항하는 상태를 말한다. 명절 역시, 즐겁든 괴롭든 간에 일상과 다른 패턴의 생활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우리의 몸과 마음의 안정감을 깨뜨릴 수 있다.

 

-공감과 지지만으로 완화될 수 있는 명절스트레스

명절에 경험할 수 있는 스트레스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진다.

첫째, 신체적 스트레스이다. 먼 거리 운전이나 명절 음식 준비 등으로 신체적으로 피로감이 쌓인다. 명절은 공휴일로 지정되어 있지만, 명절 준비 및 이동 과정 등을 고려하면 물리적인 시간이 많이 할애된다. 따라서 휴식보다는 새로운 활동에 적응해야하기 때문에 오히려 일상보다 더 피곤하게 느끼는 경우도 많다. 최근에는 미리 성묘를 다녀오거나 명절 음식 준비를 간소화하여 신체적인 피로를 줄이는 문화가 더 확산되는 추세이다. 또한, 명절이라고 해서 과식, 과음을 하거나 수면 패턴의 큰 변화를 주는 것은 신체적 안녕감을 저해할 수 있으므로 주의하는 것이 좋다.

둘째, 대가족이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발생하는 정신적인 스트레스이다. 핵가족 문화에 익숙한 현대인들은 갑자기 다수의 가족과 좁은 공간에서 함께 지내면 자신도 모르게 불편감과 긴장감을 느낀다. 연구들에 의하면 인구 밀도가 높은 곳일수록 신경 과민이나 이웃과의 다툼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명절에 평소라면 나누지 않을 대화 속에서 언성을 높이게 되거나, 상대방의 행동에 대해 불쾌감을 느끼기도 한다. 한편, 명절 모임에서 세대 간 갈등이 보다 쉽게 표출된다. 나쁜 의도가 없었던 질문이 개인주의적 문화에서 자란 젊은 층에게는 큰 반감을 느끼게 하기도 한다. 반대로 명절에 대한 젊은 층의 인식이 유교적인 문화권에서는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생각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즐거운 명절, 오랜만에 만난 가족과 대화할 때, 서로에 대한 존중과 배려의 마음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셋째, 세번째도 역시 심리적 스트레스 중 하나이다. 명절에 서로에게 과도한 기대를 하거나 자신의 어려움에 대해 충분한 지지를 받게 못하게 될 때, 강한 분노나 실망감 등을 느끼게 된다. 명절에는 가족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이 평소보다 더 강하게 요구된다. 따라서, 부부간 또는 부모 자식 사이에 기대하는 바가 서로 달라서 충돌하는 경우가 많다. 더욱이 이러한 역할 갈등을 완화하기 위한 자신의 노력과 희생에 대해 충분한 정서적 지지를 받지 못하면, 그 부정적인 감정은 더욱 커지게 된다. 하지만 그 반대로 상대방에 대한 공감과 지지만으로도, 명절에 겪는 스트레스가 많이 완화되기도 한다.

 

-힘들지 않은척 살아야 하는 것이 문제

명절 스트레스는 과연 사라질 수 있는 스트레스일까? 사실 우리를 둘러싼 환경은 늘 변화하고 있으며, 명절이 아닌 때에도 우리는 항상 스트레스를 경험하며 살고 있다. 덴마크의 심리학자 스벤 브링크는 ‘인생이 힘든 건 진짜 문제가 되지 않는다. 힘들지 않은 척 살아야 하는 게 문제다.’라고 말했다. 명절은 해가 지나면 다시 돌아온다. 그리고 또 지나간다. 우리 인생의 힘듦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나누고, 위로하며 명절이 지나가는 것을 함께 바라보는 것은 어떨까?

 

*이 글은 한울e야기 2018년 가을호에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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