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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릴 수가 없는 저장 강박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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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2020-07-07
버릴 수가 없는 저장 강박증
전진용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누구나 어린 시절부터 소중하게 간직해 온 것들이 있다. 오래된 책이나 편지, 이전에 구입한 펜.. 어떤 분들은 관심 있는 물건을 모으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것을 넘어 버리지 못하는 것들이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다.
사람들이 관심이 있는 물건을 취미로 모으는 것은 어떻게 보면 정상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이 지나치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면 저장 강박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장 강박은 한마디로 어떤 물건을 사용 여부에 관계없이 계속 저장하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불쾌하고 불편한 감정을 느끼게 되는 상태이다. 이러한 상태는 확실히 습관이나 절약 또는 취미로 수집하는 것과는 다르고 일종의 행동장애로 볼 수 있다.
저장 강박증은 왜 생길까요?
말 그대로 일종의 강박증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강박증이라는 것이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불안해서 계속해서 무엇을 하고 싶어 하게 되는데 저장 강박도 비슷하게 본다. 강박증이란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어떤 생각이나 장면이 떠올라 불안해지고 그 불안을 없애기 위해서 어떤 행동을 반복하게 되는 질환이다. 예를 들면 현관문을 잠그고 돌아서서 몇 걸음 가다가 문을 제대로 잠그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가서 확인을 보는 행동을 수차례 또는 수 십 차례 반복적으로 하게 되는 증상을 예로 들 수 있다.
1. 오염-청결 강박행동
강박증 중에서 가장 흔한 유형이다. 더러운 것에 오염되는 것에 대한 공포와 걱정 그리고 이를 제거하려는 행동을 보이는 경우이다. 특별한 것이 없는데도 몸에 더러운 것이 묻은 것 같은 느낌 때문에 씻는 행동을 반복하게 되는데, 다른 사람이 보기에 깨끗한 옷을 몇 번이고 세탁하기도 한다.
2. 확인 강박 행동
두 번째로 많은 것이 의심과 이에 따른 확인행동이다. 문을 잠갔는지, 가스는 끄고 나왔는지, 수도는 잠그고 나왔는지 등이 의심이 되어 반복적으로 확인하곤 한다.
3. 반복행동
어떤 상황에서 마음을 못 정하고 어떤 행동을 번갈아 반복하는 것으로, 옷을 입었다가 벗기를 반복하고 물건을 들었다가 놓기를 반복 한다
4. 정렬 행동
물건이 제자리에 있지 않거나 배열상태가 바르지 않으면 불안해지고 이를 반복적으로 확인하면서 정돈하는 행동을 하게 된다. 특히 두 개 이상의 물건이 있을 때 대칭이나 직각이 되도록 두어야 한다는 강박적인 생각에 시달리기도 한다.
5. 모아 두는 행동
대개 쓸모가 없는 물건들을 무조건 모으기만 하고 버리지 못 하는 경우로 그 결과 방이나 집 전체가 잡동사니로 가득 차게 된다. 심지어 쓰레기도 버리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6. 강박적인 생각
특정한 생각을 반복적으로 하고 있는 것도 강박증에 속한다. 불안을 유발하는 폭력적인 생각, 성적인 생각 등이 흔하다.
저장강박은 뇌의 판단 기능의 문제가 생겨 발생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뇌손상이나 치매로 인지기능의 이상이 오게 되면 쓸데없이 물건을 모으게 된다. 치매 어르신들이 물건을 버리지 못하거나 모으는 양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인지 기능의 문제일 수 있다. 드물지만 조현병에 의한 환각이나 망상에 의해 물건을 모으는 것인지도 감별해야한다.
일반적인 취미와는 어떻게 다를까요?
취미인 경우는 그냥 자신이 원하는 특정 물건을 어느 정도 통제가 가능한 상태에서 모으게 된다.. 물론 쇼핑 중독에 이를 정도로 정도가 지나친 분들이 있겠지만 대부분 통제가 가능하다. 하지만 저장 강박증은 그 이상을 넘어서고 남들이 모으지 않는 물건을 더 과도하게 모으기도 하다. 그것이 심해지면 단순히 ‘물건을 모으는 일’같이 보이지만 몇 년에 걸쳐 지난 잡지, 음식, 옷, 집기 등이 무분별하게 쌓이게 된다.
어떤 치료를 받을 수 있을까요?
만약 강박이 주 증상이라면 세로토닌 재흡수를 차단하는 일종의 항우울제를 처방하기도 하고 인지행동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물건을 버렸을 때 느끼는 불안이나 죄책감은 심리치료를 통해 행동 변화를 주게 한다. 만약 인지기능이나 판단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물건을 계속 모은다면 행동조절을 위한 항정신병 약물을 사용해 볼 수 있다.
저장강박의 문제는 ‘본인은 필요해서’라던가, ‘중요한 것’이라고 하는 등 인식을 제대로 못하는 것이다. 물건에 대해 집착이 많고, 사소한 물건에도 가치를 부여하거나 물건을 버릴 때 불안하다면 상담을 받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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