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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가 유일한 벗´일때 치매는 노인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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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2009-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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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 없이 혼자 살거나 담배를 피우는 노인이 치매에 더 잘 걸린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3일 보건복지가족부는 지난해 전국 65세 이상 노인 8199명을 대상으로 한 '치매 유병률(有病率) 조사' 결과를 발표, 부부가 같이 사는 노인에 비해 배우자가 없는 노인의 치매 발병률이 2.4배 높았다고 밝혔다. 흡연하는 노인이 치매에 걸릴 확률은 비흡연자보다 1.5배 높았고, 우울증 환자는 정상인의 3배였다.
이 조사는 지난해 전재희 복지부 장관이 '치매와의 전쟁'을 선언하면서 처음으로 정부 차원에서 실시된 것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같은 연령대의 경우, 여성 노인이 남성보다 치매에 걸릴 확률이 1.3배였고, 중학교 이상 교육을 받은 노인보다 초등학교만 나온 노인의 치매 발병률은 1.6배, 무학(無學)은 4.5배 높았다. 이는 여성은 나이가 들수록 여성 호르몬 중 뇌세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에스트로겐'이 줄어들고, 두뇌 활동을 많이 할수록 치매에 걸릴 확률이 낮아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복지부는 밝혔다.
과다한 음주도 치매를 촉진한다고 조사에 참가한 김기웅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는 말했다. 김교수는 "술 종류와 음주량에 따라 결과가 조금씩 달라 수치를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과음이 치매 위험을 높이는 건 확실했다"며, "알코올이 감정·충동을 조절하는 뇌의 전두엽을 손상시키고 기억세포를 죽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문덕 복지부 노인정책과장은 "이번 조사에서 65세 이상 인구의 약 25%가 건망증이나 기억력 퇴화 같은 '가벼운 인지장애'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치매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으니 빨리 치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령화와 함께 생활 속으로 파고든 치매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65세 이상 노인 인구 501만6000여명 중 치매 환자는 42만1000명(8.4%)이었으나, 올해 치매 환자 수가 519만명 중 44만5000명(8.6%)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1년 사이 2만4000명 늘어난 것이다. 복지부는 "앞으로 20년마다 치매 노인 수가 2배씩 증가해 오는 2027년엔 치매 노인이 100만명이 넘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김기웅 교수는 "정기 검사를 해서 치매 여부를 조기에 발견하면 병의 진행을 늦추거나 상태를 호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오윤희 기자 oyoun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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