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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해마를 잘 지켜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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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0-02-14

스트레스, 해마를 잘 지켜야 하는 이유

이정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해마(hippocampus)는 감정적으로 관련된 데이터를 기억으로 인코딩하기 위한 핵심구조로, 편도체(amygdala)와 상호작용하여 자극이 발생하는 맥락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기억의 저장과 상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해마는 뇌의 변연계 안에 있다즉 관자엽의 안쪽에 위치하며 대뇌겉질 밑에 존재한다.사람에서는 한 쪽 해마의 크기는 보통 3~3.5세제곱센티미터 정도이고 지름은 1cm 정도에 길이는 5cm 정도이다. 그러므로 해마의 가장 큰 역할은 기억력이다. 알치하이머 치매를 앓고 계신 노인분들의 해마를 MRI로 찍어보면 해마가 작아져 있다. 그래서 기억을 점점 잃어가게 된다.

 

해마는 편도에게 요구한다 ‘항상성, 네 원래 상태로 돌아가’

해마는 신경 스트레스 호르몬이 작용하는 신경줄기를 많이 가지고 있으며 이 신경돌기가 기능을 잘 하면 기억을 잘 할 수 있게 된다. 어떤 일이든 직장 내에서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몸에서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올라간다. 편도가 분비해 낸 스트레스 호르몬은 싸울지 도망갈지 정하라고 계속 이야기 하게 되고 그러면 우리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내가 전에 봤는데 저 사람은 원래 모든 사람에게 저렇게 함부로 대하기 때문에 내가 저거 때문에 스트레스를 할 필요가 없어.’라는 기억들을 꺼내 온다. 또는 ‘이 시기만 넘기면 월급이 들어와’ 등의 생각을 한다. 반면 이 과정이 이루어지는 동안 해마는 자꾸 편도한테 스트레스 호르몬을 낮춰서 항상성, ‘네 원래 상태로 돌아가’ 라는 요구를 하게 되고 둘이서 계속 왔다 갔다 하면서 스트레스 호르몬이 올라가는 것을 해마가 낮춰주게 된다. 해마가 낮춰주면 우리는 평정을 되찾고 다시 살아간다.

 

따뜻한 보살핌을 받은 아이들은 해마가 가득 차 있어

그런데 만약에 스트레스가 너무 오래되고 많아지면 해마의 세포들이 그걸 이겨낼 수 없다. 스트레스 호르몬들은 이 신경세포를 파괴한다. 신경세포들은 되게 연약해서 파괴가 잘 된다. 연약하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맞는 말은 아니지만 연약하다는 거는 잘 변한다는 뜻이다. 따뜻한 보살핌을 많이 받은 아이들은 해마 같은 것이 꽉 차있다. 그 아이는 나중에 대응할 수 있는 자기 능력이 높다. 그런데 아동기에 학대를 당하거나 트라우마를 겪은 아이들은 해마세포가 많이 파괴가 되어있다. 그 시기에 뇌를 발전 시켜야 되는데 스트레스로 그렇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 아이들은 커서도 쉽게 우울감을 느낀다던지 작은 일에서도 힘들 수 있다.

 

스트레스를 지속적으로 받으면 해마세포 파괴

성인도 마찬가지로 스트레스를 지속적으로 과도하게 받고 잘 쉬지도 못한다면 해마 세포가 파괴된다. 우리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때 호소하는 증상 중 하나가 건망증인 이유가 그것이다. ‘나 요새 일을 너무 많이 까먹어’ ‘일이 너무 많아서 까먹어’한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우울할 때 자주 호소하시는 것이 기억력 저하이다. 병원에 오시는 40~50대 환자분들 중에 기억력 저하나 치매 의심을 하시는 분들은 해마의 기능이 약해진 것이다.

다행히 해마는 회복능력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쉬거나 충분히 스트레스 관리를 잘하면 세포가 다시 늘어나게 되어있다. 옛날 과학자들이 아주 무서운 우두머리가 있는 집단에서 자라고 지냈던 원숭이들의 뇌는 사후에 해마가 굉장히 퇴행 되어 있고 안정된 환경에서 자란 원숭이들은 해마가 굉장히 건강한 그런 모습을 보인 것을 발견했다.

 

지나간 일에 연연하지 말고 미래의 일을 걱정하지 말고 지금의 나에게 집중하라

그래서 우리는 해마를 잘 지켜야한다. 스트레스는 언제나 우리에게 있는 것이고 피할 수 없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길 수는 없지만 받아들이는 것이 어떨까? 고려시대에 발견된 불경이나 사람들이 즐겨 읽는 학문에도 ‘지나간 일에 연연하지 말고 미래의 일을 걱정하지 말고 지금의 나에 집중하라’ 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현대에 서양 사람들 사이 유행하고 있는 명상이라고 할 수 있다. 스트레스를 피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 그냥 이 스트레스가 있다는 것 자체를 인정하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해결하러 병원에 내원한 환자 중에 그 자체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이야기하면 처음에는 받아들이기 힘들어 한다. 하지만 이 부분은 힘든 만큼 상당하게 도움이 된다. 어떤 스트레스도 없다면 행복해 질까? 그렇지 않을 수 있다.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면 스트레스를 훨씬 받아들이기 쉽다. 인정된 스트레스는 좀 더 우리에게 편안하게 다가 올 것이고 해마는 회복되고 우리는 다시 안정되고 평화로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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