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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위험신호를 주는 알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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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0-01-15

 불안, 위험신호를 주는 알람

이정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스트레스와 같이 현대인들이 크게 느끼는 것 중 하나가 불안이다. 누구나 불안이란 감정을 느끼게 된다. 불안은 무엇일까? 사실 불안은 아무것도 없는 일에 대해 미리 생각하는 것이다. “내가 너무 불안해” 라고 말을 할 때는 대부분 미래의 일어 날 일들에 대해 ‘만약 이렇다면 난 어떻게 될까? ’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가령 나에게 감당하기 힘든 엄청나게 큰 업무가 주어졌을 때 불안은 내게 떨어진 그 업무 때문이 아니라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을 때 또는 업무를 하기 위해 희생해야 될 일들, 그리고 그렇게 되었을 때 내가 어떻게 느끼지? 등으로 시작되는 것이 불안이다.

 

▶ 생존을 위해 작동되도록 유전자에 코딩되어 있는 불안
그러면 왜 불안할까? ‘생각이 많아서’라고 할 수 있다. 왜 생각을 많이 할까? 오래전부터 인간의 유전자에는 ‘불안하라’는 코딩이 되어 있다. 왜냐하면 불안은 인간의 생존을 위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주 옛날로 돌아가 보자. 원시인들이 안락하게 지내려면 맹수의 공격을 받지 않아야 했다. 그런데 살다보면 원시인들은 맹수의 공격을 피할 수 없다. 이들이 맹수로부터 한 번 위협을 받고 나면 그 다음에는 공격을 받지 않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한다. 그래서 생존을 위해 위험을 알리는 알람이 작동되게 되는데 이것이 불안이다. 맹수의 공격을 받고 죽을 고비를 넘긴 후에 불안해하지 않고 안일하면 그 다음에는 잡아먹히는 것이 당연하다. 불안에 대한 이러한 현상은 현대사회에 그대로 적용 되고 있다.

 

▶ 위험 신호인 불안, 얼마나 불안한지 그 정도를 아는 것이 중요
자신이 많이 불안할수록 그것은 더 위험하다는 신호다. 말이나 돼지를 만났을 때 위험한가? 아니면 호랑이나 사자를 만났을 때 더 위험한가? 물론 호랑이와 사자를 만났을 때 더 크게 불안하다. 왜냐하면 더 위험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자신이 얼마나 불안한지 그 정도를 아는 것은 중요하다. 그래야 내가 어느 정도 대처해야 되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불안의 정도를 알고 나면 내가 어떻게 대처 할지도 결정 할 수 있다. fight(싸움)를 할 것인지..  flight(재빨리 도망)를 할지 말이다. 내가 냇가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그런데 뒤에서 곰이 쫒아온다. 아니면 건너편에 다른 맹수가 있다. 이 상황은 어떤 결정을 해야 하는 위급한 상황이다. 불안의 척도를 순식간에 올려서 생각을 한다. ‘아 뒤에는 뻥 뚫린 들판이 있고 동쪽으로는 강이 있으니 도망 갈 수 있겠다. 도망하자’ 그런데 도망가다 보니 절벽 앞에 다다른다. 어떻게 할까? 그냥 먹히진 않는다.  다음은 생존을 위해 싸우게 된다.

이미 설명한 것처럼 우리의 몸은 생존을 위해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유전자 안에 들어있다. 그래서 그것은 뇌의 기능을 결정하게 하고 우리는 생각하기도 하고 불안 해 한다. 왜냐하면 무작정 당장 도망가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직장에서 불안을 느끼는 것은 생존과 직접 관련되지는 않지만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이 불안이 자신을 해치는 것인지... 나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인지... 항상성을 깨는 것인지를... 바로 알게 된다. 그래서 불안을 느끼게 된다.

 

그림1.jpg


▶편도는 우리 몸의 알람시계
그림을 보자. 이렇게 우리는 눈으로 뱀을 보게 된다. 우리 뇌의 한 가운데 깊숙한 곳에 편도라고 하는 아몬드모양으로 생긴 작은 뇌 조직이 있다. 편도는 우리 몸의 알람시계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위험한 뱀을 보면 바로 편도로 신호를 보낸다. 생각은 뇌의 앞, 전두엽에서 하는데 우리에게 위험이 닥치게 되면 전두엽까지 갈 시간이 없다. 생각 할 시간이 없기 때문에 바로 편도가 사이렌을 막 울리게 되게 된다. 사이렌을 막 울리게 되었을 때 나타나는 증상은 두근거리고 fight-flight반응을 하고 몸에 힘이 빠지고 소변이 마렵고 어지럽고 이명이 들리는 등의 반응들을 보이게 되어 있다.

편도에서 위험 신호를 보내게 되면 인간에게는 그 경험이 기억 된다. 해마라는 곳에 기억을 해 두는 것이다. 우리가 뱀을 보면 위험을 인지하고 놀라서 도망을 가든지 아니면 뱀을 막대기로 쳐서 죽이던지 생존을 위한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이 해마의 기억 때문이다. 산을 걸어가다가 기다란 밧줄만 봐도 놀라는 것은 편도가 바로 반응을 하기 때문이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는 것이 이 이야기이다. 줄만 봐도 뱀일까봐 뒤로 한 발짝 뒤로 가게 되는 거다.


불안은 이처럼 우리에게 위험신호를 주는 역할은 한다. 이러 저러한 사건과 상황에서 생기게 되는 불안 증상은 그 자체를 부정하고 저항하면 더욱 그 증상에 묶여서 빠져 나올 수 없다. 불안에 대해 좀 더 느긋한 마음을 가지고 살펴보자. 그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불안이 어디에서 발생했는지... 살펴보는 시간은 편안한 마음으로 가기 위한 길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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